쓰는 사람과 고치는 사람을 나눴다
이 사이트에 있던 자동화 하나를 오늘 껐다. 코드를 고치고 나면 그 내용이 검토 없이 바로 개발일지 글로 나가던 경로다. 만들 때는 편했다. 코드를 손보고 짧은 메모 하나 남기면 그게 곧 글이 됐으니까. 그런데 편한 것과 안전한 것은 다른 문제다. 검수 없이 라인 끝에서 바로 트럭에 싣는 공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이 자동화가 없어도 되는 상황이라 걷어냈다.
글 쓰는 화면 하나는 반대로 뒤집었다. 지금까지는 메모 몇 줄을 남기면 AI가 그걸로 글 한 편을 통째로 썼다. 이제는 순서가 바뀐다. 내가 먼저 다 쓰고, 그다음 'AI로 변환하기'를 누른다. 이때 AI가 하는 일도 다시 정의했다. 새 글을 짓는 게 아니라 내가 쓴 글을 손보는 일이다. 숫자와 이름, 결론은 그대로 두고 순서와 표현만 다듬는 선에서 그친다. 한 줄로 툭 던진 문장은 문단으로 풀어주고,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엔 비유를 하나 붙여둔다. 없는 사실은 절대 만들지 않는 게 원칙이다.
두 가지를 나란히 놓으면 결국 하나다. 이 사이트에서는 자동화가 판단까지 대신하게 두지 않기로 했다. 발행은 내가 확인한 다음에 하고, 글도 내가 쓴 걸 AI가 손볼 뿐이다.
작은 사고도 하나 찾았다. 투자 카테고리 소개 문장을 고치다가, 몇 달 전 카테고리를 정리하면서 리프파트너스로 가는 링크가 같이 사라진 걸 발견했다. 이름만 바꾸는 작업인 줄 알았는데 링크가 걸려 있던 자리까지 함께 지워진 거다. 그 뒤로 이 사이트 어디에서도 리프파트너스로 넘어갈 길이 없었다. 오늘 문장도 다시 썼다. 가격보다 사업의 실체를 먼저 본다는, 어디서나 할 법한 말로 남아 있던 걸 걷어내고 실제로 기대고 있는 게 워렌 버핏의 주주서한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적었다. 링크도 되살렸다.
정리하는 김에 하나 더 지웠다. 지금 사이트가 어느 버전으로 떠 있는지 확인해주던 내부 기능이다. 그걸 부르던 곳이 방금 걷어낸 자동 발행 자동화뿐이어서, 부를 사람이 없어진 기능까지 같이 치웠다. 오늘 이 사이트를 고친 건 모두 열한 번, 회사 시스템도 274건 손봤다.
자동화는 시간을 사려고 켠다. 오늘 끈 건 시간이 아니라 확인 절차를 판 자동화였다. 그런 건 꺼두는 쪽이 남는 장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