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하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
오늘 리프파트너스에서 붙들고 있던 건 현대차 리포트다. 직접 100주를 산 기록을 바탕으로, 사업보고서에 나온 숫자를 하나하나 원장과 맞춰보면서 썼다. 이번에 대조한 숫자만 열세 개, 2025년 12월 사업보고서 기준이다. 그중 하나라도 원문과 안 맞으면 그 문장은 그냥 지웠다.
처음엔 "미확인"이라는 표시를 달아 남겨둘까 고민했다. 그런데 독자 입장에서는 각주가 붙어 있어도 결국 숫자는 숫자로 읽힌다. 리프파트너스가 파는 게 리서치의 정확함이라면, 애매한 숫자를 각주 하나로 봐주는 건 타협이다. 그래서 대조가 안 되는 건 보류가 아니라 삭제로 정했다.
비슷한 문제가 오너어닝 계산에서도 나왔다. 계산에 필요한 값 하나가 공시에 아예 없는 종목이 있다. 업종 평균이나 비슷한 종목 값으로 채워 넣으면 숫자는 완성되지만, 그건 내가 지어낸 값이지 그 회사의 사실이 아니다. 그래서 결측된 항목은 계산에서 빼고, 대신 "이 값은 비어 있다"는 품질 경고를 따로 붙이기로 했다. 빈 칸을 채우는 대신 빈 칸이라는 걸 보여주는 쪽을 택한 셈이다.
정상화한 오너어닝 숫자를 검증하는 절차도 고쳤다. 원래는 검증에 실패해도 일단 통과시키고 나중에 다시 보는 구조였다. 마감할 때 금고 시재가 안 맞으면 일단 넘기고 다음 날 맞춰보자는 식과 다를 게 없었다. 이 일에는 그런 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제는 검증이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막힌다. 통과가 기본값이 아니라, 막히는 게 기본값이다.
세 가지 다 결국 같은 얘기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하지 않는 것. 리포트에 남는 숫자는 줄었지만, 남은 숫자는 믿고 써도 되는 숫자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