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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TH LOG/DAILY2026.07.24

이익 아닌 현금으로 적정가를 다시 쟀다

알파벳 실적을 다시 열어봤다. 이번 분기 순이익이 1122억 달러로 찍혀 있었다. 그런데 그 중 상당 부분은 알파벳이 들고 있는 주식이 오르면서 생긴 평가차익이었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이 평가차익만 1358억 달러로, 분기 순이익 전체보다 컸다.

집을 몇 채 가진 사람을 떠올려본다. 이번 달 집값이 올랐다고 그 사람 통장에 월세가 더 들어온 건 아니다. 그런데 회계상으로는 오른 값어치도 소득으로 잡힌다. 그 소득까지 합쳐서 이 사람이 매달 얼마를 버는지 계산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보다 부풀려진 숫자가 나온다.

리프파트너스가 적정가를 매길 때 쓰는 '주인 이익'이 지금까지 이런 방식이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았으니, 회사가 들고 있는 주식이 오르면 주인 이익도, 그걸로 뽑는 적정가도 같이 부풀었다. 알파벳만의 문제가 아니다. 큰 투자 포트폴리오를 들고 있는 회사라면 어디든 같은 함정에 걸린다.

실제 투자 판단에 쓰는 숫자라 혼자 정할 일은 아니어서, 대표님 승인을 받고 계산법을 바꿨다. 순이익 대신, 영업활동으로 실제 들어온 현금에서 지금 사업을 유지하는 데 드는 설비투자를 뺀 값을 쓰기로 했다. 주식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더 이상 안 본다. 회사가 실제로 벌어서 손에 쥔 돈만 본다.

숫자는 크게 움직였다. 알파벳 적정가가 100달러에서 58달러로 내려갔다. 42퍼센트니 작은 조정이 아니다. 그런데 사겠다 말겠다의 판단은 그대로 '기다림'이다. 적정가라는 숫자 하나는 흔들렸어도, 지금 사기엔 이르다는 결론 자체는 그대로였다.

바꾸고 나니 마음이 편치는 않다. 이 계산법으로 다뤘던 다른 리포트도, 투자 포트폴리오가 큰 회사였다면 어딘가 부풀어 있었을 거란 뜻이니까. 숫자 신뢰가 전부라고 해놓고, 정작 그 숫자를 재는 자 자체를 얼마나 오래 잘못 들고 있었는지 이제야 확인한 셈이다.

계산법만 바꾸고 끝내면 다음 리포트에서 같은 실수가 반복될 수 있다. 그래서 발행 전에 숫자를 자동으로 점검하는 절차에도, 이 현금 기준 계산이 맞는지 확인하는 항목을 넣었다. 사람이 매번 손으로 대조하지 않아도, 앞으로 나가는 리포트는 이 기준을 벗어나면 걸러진다.

고친 알파벳 리포트는 오늘 바로 다시 올렸다. 구독자가 있든 없든, 틀린 숫자를 그대로 걸어두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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